조현병은 특별하지 않다

//조현병은 특별하지 않다

조현병은 특별하지 않다

조현병은 다소 생경한 질환명이다. 우리가 TV프로그램에서 자주 듣는 이런 저런 암의 종류도 아니고, 고혈압, 당뇨처럼 주변에서 자주 걸리는 병도 아니다. 무언가 아주 희귀한 질환일 것 같고, 병명도 썩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조현병은 정말 특별한 사람들만 걸리는 병일까?

물론 조현병의 유병률이 1%이니 고혈압이나, 당뇨에 비해 희귀한 질병인 것은 맞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도 조현병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2018년 10만명에 달하고, 실제 전세계 조현병 유병률이 1%임을 감안한다면 약 50만명의 환자가 조현병으로 고통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한 교실의 정원이 60명이었으니, 대략 두반에 한명 정도는 조현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별하지 않은 조현병이 왜 특별하게 되었을까? 우리 사회가 그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어떠한 근거도 없이 대서특필되는 정신질환자의 범죄와 모든 조현병 환자를 연관지어 그들에게 위험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었고, 위험한 사람이니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특별하고 위험한 사람이 되버린 조현병 환자들과 그들을 보살피는 보호자들은 치료라는 양지로 나오지 못하고 더욱 사회적 음지로 숨어들 수 밖에 없었다. 전세계 조현병 유병률이 1%라면 50만명의 조현병 환자가 대한민국에서 치료받고 있어야 마땅한데, 왜 10만명의 조현병 환자만이 치료의 영역에 있을까? 나머지 40만명의 조현병 환자들은 대한민국의 어느 곳에 숨어있을까?

이제 우리 사회도 조현병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양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치료 받지 않는 정신질환자는 위험할 수 있지만 치료를 받는 정신질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의미 있는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

조현병 환자를 특별하게 보지 않는 것이 그들을 돕는 것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좀 더 안전한 사회로 갈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8년 12월 31일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故 임세원 교수를 추모합니다.

화순군 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
보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승범

2019-04-12T20:02:41+09:00